[ 김준성 ]

진공관 앰프와 반도체 앰프의 우열 가리기는 해묵은 논제입니다. 사실 이상적 증폭기는 왜곡없이 신호를 증폭하여 전달하는 것이므로 소자가 무엇이든지 목적만 달성한다면 차이는 의미가 없을 것 입니다. 하지만 진공관과 반도체는 근본적으로 원리가 달라 어쩔 수 없는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앰파워의 공제가 시작되는 이 즈음 한번쯤 생각해 볼만 한 주제인 것 같아 글을 써 봅니다.

 

앞서 제가 진공관앰프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소자자체의 디스토션이 낮고, 디스토션의 스펙트럼이 2nd harmonics 우세형이며, NFB를 걸지 않거나 적게 걸어도 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진공관앰프는 NFB가 걸리지 않은 삼극관PP입니다. 물론 애호가 중에는 삼극관 싱글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이지만 오디오 역사상 삼극관 싱글이 메이져 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일단 출력이 낮고 왜곡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디스토션은 높지만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고 2nd harmonics 우세라 오히려 감미롭게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열광하는 팬은 늘 확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콘형 스피커 그리고 임피던스

오늘날 가장 표준적인 스피커라 하면 8오옴 콘 스피커 일 것 입니다. (4오옴 짜리도 있지만 얘기의 편의를 위해..) 여기서 말하는 8오옴이란 공칭 임피던스 (nominal impedance)입니다. 보통의 8오옴 콘형 스피커는 6오옴정도의 DCR를 보입니다. 여기에 inductive reactance가 추가되어 8오옴이라 하고 보통은 1Khz에서의 임피던스 입니다. 하지만 주파수에 따라 실제 임피던스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공진주파수(Fs)에서는 30~40오옴까지도 올라가며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주파수가 올라갈수록 임피던스도 상승합니다. (스피커유닛의 스펙시트를 보면 Thiele/Small parameter와 주파수와 음압, 주파수와 임피던스와의 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앰프

오늘날의 상당수의 반도체 앰프는 1970년대 발표된 RCA회로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앰파워도 포함해서죠^^). 반도체 앰프는 전류증폭회로이고 스피커 쪽에서 바라보는 출력단은 거의 쇼트된 상태(출력임피던스가 0에 가까운)constant voltage source처럼 보입니다. 이로 인해 콘형스피커에 물리면 주파수에 따른 임피던스 변화에 따라 출력이 반비례하여 변동되게 됩니다. 한편 스피커에서 발생한 역기전력은 강력한 NFB라인을 따라 바로 역위상으로 돌아와서 쉽게 제어됩니다. 이런 이유로 반도체 앰프는 높은 댐핑팩터(부하임피던스/출력임피던스)를 가지게 되고 주파수에 따른 임피던스 변화가 큰, 엣지가 무르고 큰 인클로져를 가진 효율 좋은 빈티지 스피커에 물리면 저역은 죽고 고음도 맥빠진 소리가 나게 됩니다. 따라서 반도체 앰프는 이런 특성에 맞게 설계된 주파수 변화에 따른 임피던스 변동이 적고 큰 댐핑을 요구하는 스피커에 적합합니다.  항간에 떠도는 반도체 앰프는 드라이빙 능력이 약하다고 하는 얘기는 이런 속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얘기입니다.

 

진공관 앰프

반도체앰프와 달리 스피커에서 바라본 진공관앰프의 출력은 전기적으로는 출력관과 분리된 출력트랜스의 2차측이고, 비교적 높은 임피던스의 constant current source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반도체앰프와는 반대로 스피커의 임피던스 변화와 비례해서 출력이 변동되고, 반면 댐핑팩터는 낮은 특성을 보입니다. 임피던스가 높아지는 주파수에서는 출력도 올라가므로 반도체 앰프와는 정 반대로 엣지가 무른 고능률의 빈티지형 스피커로 들으면 매우 생동감있는 소리를 내어 소위 출력은 낮지만 구동력이 좋다라는 평을 듣지만, 반도체 앰프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스피커에 물리면 낮은 댐핑팩터로 인해 통제되지 않는 저역을 들려주어 진공관 앰프는 벙벙거리고 해상력이 떨어진다라는 오해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앰프를 선택할 때에는 사용하는 스피커의 특성이 어떤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참고로 컴프레션 드라이버는 의외로 반도체 앰프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 김훈학 ] 2015.07.02 00:56:20
참 좋은 글 솜씨에 놀라곤 합니다. 어눌하고 부족한 본인의 능력과 비교 때문이겠지요?
어쨌든 다이매니아는 회원분들과 스탭분들의 품격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자랑스럽기도 하구요.
늘 배우며 소리없는 훔치기가 죄송스러웠는데.... 오늘 또 한 분의 해박한 분석으로 조용히 배우고 물러가야할까 봅니다.
괜한 겸양지심은 아닙니다.  좋은 정보 잘 챙기 겠습니다.  ^^
[ 김준성 ] 2015.07.02 09:09:42
과찬의 말씀입니다. 제 작은 지식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감사할 뿐입니다^^
[ 한종희 ] 2015.07.02 01:06:33
PL100을 진공관앰프(845)에 물리고 나서 크게 실망했었는 데….그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빈티지 트랜지스터 앰프에 물려서 다시 들어봐야겠군요.
[ 김준성 ] 2015.07.02 09:12:08
매칭만 잘되면 대개는 버릴만한(?) 스피커는 거의 없습니다^^ 새로운 시도 후 결과가 기대됩니다.
[ 다이매니아 ] 2015.07.02 08:19:45
계속되는 좋은 강좌에 감사 말씀드립니다^^
[ 김준성 ] 2015.07.02 09:13:20
강좌라기 보다는 일종의 잡설인데요 ㅎㅎ
다이매니아에 보탬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 다이매니아 ] 2015.07.02 13:04:42
잡설이라뇨^^ 소중한 정보이고 마음에 더 감사드립니다^^
[ 양경화 ] 2015.07.02 09:18:22
소자와 앰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좋은 글솜씨 까지 갖고 계시니 앞으로의 강좌가 기다려 집니다.
[ 김준성 ] 2015.07.02 09:27:57
그냥 정리해봤을 뿐입니다. 워낙 오디오계는 설이 난무하는 곳이니까요 ^^
[ 서찬영 ] 2015.07.02 17:28:24
몰랐던 분야에 대한 지식 베품에 감사드립니다. ^^
[ 김준성 ] 2015.07.02 18:14:31
별볼일 없는 글에 뭔가 도움이 되셨다면 제가 오히려 감사합니다^^
[ 허웅 ] 2015.07.02 20:18:30
김준성님 글보니 튜브 앰프도 한번 만들어 보고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근데 관 불집히기 무서운 여름이군요 ㅎㅎ
[ 김준성 ] 2015.07.02 21:58:30
사실 여름에 진공관은 좀 무섭습니다^^ 반도체앰프도 A class는 켜기가 무섭고...
이래서 '다양한 앰프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자꾸 만들게 됩니다. ㅎㅎ
[ 허웅 ] 2015.07.02 22:02:14
여름용, 겨울용, 재즈용, 소편성용, 대편성용, 풀레인용, 심심풀이용... 끝이 없네요 ㅋ
[ 김준성 ] 2015.07.02 22:44:47
그렇죠, 소출력 Class A, 대출력 Class AB, Class D 에 삼극관 싱글, 삼극관PP, 오극관 PP... 다 필요합니다 ^^
[ 이진현 ] 2015.07.02 22:51:33
알니코 풀레인지에서 보컬을 위주로 재생을 할려면 경험하신 튜브중 어떤게 어울릴까요?
많이 궁금한데 마땅히 질문할데가 없었습니다^^
[ 김준성 ] 2015.07.02 23:17:18
알니코 풀레인지이면 전형적인 진공관 친화형 스피커입니다^^
보컬재생이 주목적이면 3극관 싱글이나 삼극관 PP형을 추천드립니다.
추천관은 너무도 많아서...잘 알려진 45계열, 2A3, 300B 등의 직열삼극관은 알려진 회로가 많아서 좋겠구요
삼극관결선한 4P1L이나 E55L 도  음압이 높은 스피커라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 최원길 ] 2015.07.06 13:15:01
앰프와 스피커 매칭 문제에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진공관과 반도체 앰프에 대한 선호도에 있어서 극단에 서 계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김준성 ] 2015.07.06 16:48:03
어느 분야나 그런 경향이 있지만 오디오계도 소수의 경험이 매체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어 일종의 신앙이 되어버린 모습을 종종 봅니다.
잘 모르는 초보자들은 그냥 받아들이게 되고 진실은 왜곡되죠. 오디오는 과학적 베이스로 인간이 만든 기계일 뿐이니
대부분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고, 설명이 안되는 부분도 조금씩 밝혀지고 있으니 모든 문제에 과학적 접근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별볼일 없는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감사합니다. ^^
Copyright © 2001-2017 DIYMania.NET All right reserved.